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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영화관

강동원, 신은수 주연 <가려진 시간> 한국 판타지 영화(2016년)

by 오후 세시의 바람 2022. 10. 27.

 

2016년에 개봉한 '강동원, 신은수' 주연의 판타지 영화

모든 게 멈춰 버렸어 나의 시간만 빼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우리가 모르는 틈이 존재한다면. 그 틈 속에 같은 세상 다른 시간의 흐름이 존재한다면.

 



영화-가려진시간-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 가려진 시간

 

줄거리

'시간을 잡아먹는 요괴 이야기'
보름달이 뜨는 날에만 나타나는 산속의 동굴. 그 안에 들어가면 요괴한테 시간을 뺏겨서 아이는 어른이 되고 어른은 노인이 된다는 '태식의 할아버지'가 해 준 이야기.
전설 같은 위의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 동굴 속에는 빛이 나는 알이 있었고, 그 알을 세 명의 아이들(성민, 태식, 재욱)이 실수로 깨게 되면서 그들의 세상은 멈춘다. 멈춘 시공간 속에서 셋의 시간만 흘러간다.
동굴까지 함께 갔던 '수린'은 갑자기 사라진 세 명의 아이들로 혼란을 겪는다.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 경찰이 동원되어 아이들을 찾지만 아이들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수린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새아빠와 '화노도'로 이사 오지만 혼자만의 세상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만의 글자를 만들고 혼자만의 공상에 빠진다. '성민'은 보육원에서 산다.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둘은 가까워진다. 수린만의 언어는 둘의 언어가 되었고, 둘만의 언어로 교환 노트를 공유한다. 둘에게는 숲 속에 둘 만의 아지트가 있다.
아이들이 사라진 후 수린은 아지트를 찾아갔다가 수상한 어른과 마주친다. 자신이 '성민'이라는 어른. 수린은 겁이 나서 도망쳤다가 남자가 떨어뜨리고 간 노트를 발견한다. 노트를 읽고 나서야 그 남자가 성민임을 믿는다.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 그를 세상에 이해시키기 위해 수린은 백방으로 노력을 하지만 세상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
이후 수린과 성민은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가 궁금하시다면 넷플릭스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란다.

 

후기

<가려진 시간>은 배우 '엄태구'의 형인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이 영화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엄태구 배우가 성인 '태식' 역으로 이 영화에 출연했다.
두 번 이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이 굉장히 좋게 남아있다. 재탕은 책도 드라마도 영화도 별로 즐기지 않지만, 아주 드물게 다시 봐도 좋은 작품들이 있다. 이 작품도 내게는 그렇다.
미장센이 특히나 훌륭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녹색의 숲과 푸르디푸른 바다가 강렬하게 남아있다. 특히나 모든 것이 멈춘 세상에 대한 표현들이 굉장히 세심하고 촘촘하다. 장면 하나하나가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어린 '재욱'을 연처럼 매달고 세 명이서 파란 바닷가를 걷는 장면은 무척 슬프면서도 쓸쓸해서 아직도 가슴 한쪽이 시리다.
우리에게, 우리가 모르는 '가려진 시간'이란 게 있다면 어떨까. 어쩌면 정말로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려져있기 때문에 서로는 서로를 모르고 각자의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서로 다른 그 세상과 세상의 얇은 사이에 아주 우연히 미세한 틈이 생겨 만난 것이 이 영화 속의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
뭐,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까. 상상이 상상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니까.

처음 이 영화를 본 것은 TV에서다. 보려고 본 것도 아니고 마침 하고 있어서 본 셈이다. 강동원 배우가 출연한 영환데 낯선 영화라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그의 연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가려진 시간> 속의 성민은 강동원과 꽤 잘 어울렸다. 어딘가 슬픈듯한 그의 눈이 감성 충만한 이 영화에 잘 스며들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멈춘 세상에서 홀로 흘러간다면 나는 견딜 수 있을까. 그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까.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을 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막막함은 어찌해야 할까.
눈부시도록 슬프고 아름다운, 한 편의 동화 같은 영화. <가려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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