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럽게' 보이는 인생이란 어떤 것일까. 정말 '마츠코'의 일생은 혐오스러운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츠코'라는 한 여자의 일생을 색채감 있게 그린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소개한다.

작품 정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개봉 2006년(일본) 2007년(한국)
장르 코미디, 드라마
러닝타임 129분
각본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원작 야마다 무네키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출연 나카타니 미키(마츠코 역), 나가야마 에이타(마츠코의 조카 쇼 역), 이세야 유스케(류 요이치 역) 외 다수
수상 2007년 30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감독상 외 다수
간단 줄거리
2001년 뮤지션을 꿈꾸며 집을 떠났던 '슈'는 예고 없이 아버지의 방문을 받는다. 아버지는 30년 전에 집을 나간 슈의 고모 '마츠코'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녀가 살던 집 정리를 부탁한다. 슈는 마츠코가 살았던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를 찾아간다. 집안은 쓰레기처럼 너덜너덜했다. 슈는 유품과 집을 정리하면서 알지 못했던 고모 마츠코의 일생을 접하게 된다.
마츠코는 평범한 집안의 큰 딸로 태어나 사랑이 넘치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녀의 삶에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그녀가 교사로 재직 중이던 중학교에서 어느 날 절도 사건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용의자로 마츠코의 반 학생이었던 '류'를 지목하고 마츠코는 어떡하든 일을 해결하려고 했으나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결국 학교에서 쫓겨난다. 그녀에게는 어릴 때부터 몸이 허약해서 늘 아팠던 동생 '쿠미'가 있었다. 쿠미는 건강하지 못한 탓에 아버지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마츠코는 그 바람에 쿠미에 대한 질투심이 마음속에 자랐고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하며 외로운 어른이 되었다. 일련의 일들로 복합적인 감정을 그대로 간직한 채 그렇게 집을 떠나는 마츠코. 이후부터 그녀의 삶은 늘 위태롭게 흘러간다. 사랑만이 자신을 살게 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만난 남자들은 하나같이 쓰레기들이었다. 그녀가 마지막까지 살았던, 죽어서 발견된 곳은 고향의 강과 비슷한 강이 있는 곳이었다.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게 된 그녀가 정착한 곳. 그녀의 지난했던 삶의 여정이 슈를 통해 보여진다. 마츠코의 일생이 어떠했을지는 영화로 확인하기 바란다.
감상
이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안 지는 제법 오래되었다. 몇 번이나 보려고 했으나 왠지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에야 넷플릭스를 통해 보게 되었다. 영화는 도입부부터 굉장히 강렬하다. 원색적인 색감이 너무 화려해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총천연색의 색채감은 마츠코의 일생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장치였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답고 화려한 장면이 계속될수록 마츠코의 삶은 무너져만 간다. 슬픔이나 아픔은 꼭 정적이거나 회색이지는 않으니까. 삽입곡들 또한 마찬가지다. 처음과 끝을 흐르는 동요는 이상하게 마음을 뭉클하게 건드린다. 모든 것이 희망적이었을 때와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을 때마다 이명처럼 들려오는 노랫소리.
찾아보니 원작은 굉장히 어둡고 무거운 소설이라고 한다. 감독은 왜 원작과 다르게 영화를 만들었을까. 마치 뮤지컬 영화 같기도 한 이 영화는 가볍기도 하고 코미디 같기도 하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슬픔이, 절망이 꼭 어두운 색깔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영화는 일본의 역사와 함께 흐른다. 영화의 장면 장면마다 70년대, 80년대, 90년대 일본의 모습이 스쳐가듯 담겨있다. 일본의 역사는 잘 알지 못하지만 이 영화 자체가 그 시대를 잘 보여준다는 느낌도 받는다. 그 시대 시대마다의 영화의 특징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지난 그 시절의 영화들이 떠올려지기도 한다. 80년대의 우리나라는 3S 정책이라는 것이 있었다. 어수선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우민정책의 하나였다. 이 영화를 보면 그 시대의 영화들이 생각난다.
마츠코라는 주인공 여자는 지금의 시점으로 바라보아도 그렇게 특별한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흔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긴 하지만 고개를 돌려 보면 주변에 있음 직한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았건만 세상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고 가혹하기만 했던 삶. 영화의 초반에 '시시한 인생'이라는 말이 나온다. 시시한 인생. 누구의 인생이든, 타인이 그 사람의 인생을 시시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제목인 '혐오스러운 인생'이라는 말을 함부로 뱉을 수 있을까. 영화를 보는 입장인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르게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을 텐데 싶은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내 삶의 안에서 나는 잘 살고 있는지의 물음표가 생긴다. 나는 혐오스럽지 않고 시시하지도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내 앞에, 죽어서 다른 세상으로 가는 계단이 놓이게 되면 나는 즐겁게 그 계단을 오를 수 있을까. '다녀왔어'라고 인사할 수 있을까.
마츠코에게 말해주고 싶다. 산다고, 살아낸다고 정말 고생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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