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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드라마

<너는 나의 봄> 로맨스 스릴러 tvN 드라마(2021)소개, 감상

by 오후 세시의 바람 2022. 11. 6.

 

당신의 '봄'은 누구인가요? 작년에 방영되었던 로맨스와 스릴러가 결합된 '김동욱', '서현진' 주연의 드라마 <너는 나의 봄>

 

 

 

드라마-너는나의봄-포스터-남녀주인공-잔디에-누워있음
출처 tvN

 

 

 


tv를 썩 즐겨보지 않는 나도 가끔은 리모컨을 돌린다. 손가락만 힘들게 아프지만 운 좋게 일시정지처럼 눈을 사로잡는 드라마들이 있다. 뒷북을 치는 것 같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주행을 한다. 시간은 흐르고 배우들도 시간을 먹지만 영원히 박제되는 그들의 리즈 시절을 보는 즐거움과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전혀 흐르지 않은 듯한 스토리를 보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를 과거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조금 이른 감이 있다. 배우들은 왠지 시간을 가위로 싹둑 잘라버린 시간을 살고 있는 듯 그대로인 것 같으니까.

 

<너는 나의 봄>이

재방되고 있던 것을 보다가 넷플릭스로 향했다. 정주행 시작.
드라마의 대사 혹은 독백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작가는 '이미나'. 그 하나하나의 대사들이 조금은 지루한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했다.



간단 줄거리

강다정(서현진)은 호텔 컨시어지 매니저다. 그녀에게는 가정폭력의 아픔이 있고, 일곱 살 때의 지울 수 없는 기억을 비밀처럼 가슴에 묻고 산다.
주영도(김동욱)는 정신과 의사다. 그에게는 병든 형이 있었고, 그는 형의 치료제였다. 그는 형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었지만, 결국 형은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사무친 고통은 늘 형의 죽음 그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이안 체이스(윤박)는 채준(윤박)과 쌍둥이였다. 둘은 어린 날 보육원에서 학대당하며 끔찍한 유년을 보냈으며 원치 않는 이별을 했다. 이안은 그 시절의 상처를 잊지 못했고 동생 최정민의 죽음으로 고통은 한층 깊어진다.
안가영(남규리)은 유명 배우다. 힘들었던 지난 시기의 어느 날, 죽으려고 약을 털어 넣으려다가 주영도에 의해 극적으로 다시 삶을 살게 되었다. 둘은 서로를 살리기 위해 결혼을 하지만, 일 년 후 헤어지고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이 외에도 강다정의 동생 강태정(강훈), 엄마 문미란(오현경), 친구 박은하(김예원), 박철도(한민)가 있고 주영도의 친구인 서하늘(지승현), 천승원(김서경)이 있다. 안가영의 현재 연인인 패트릭(박상남), 풍지경찰서 강력팀장 고진복(이해영) 등이 주변 인물로 극의 재미와 긴장을 더한다.
어느 날, 채준(최정민)이 추락사한다. 그 추락 장면을 목격한 사람은 주영도. 사건이 해결되어가는 과정과 주영도, 강다정의 로맨스가 함께 전개된다. 그 안에서 과거와 현재, 아픔과 치유, 사람과 사람, 사랑과 이별 등이 함께 걸으면서 사건이 해결되고 범인이 잡히고 로맨스도 해피엔딩을 맞는다.

 


감상

재밌게 봤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비밀처럼 아픔 하나쯤은 가슴에 지니고 산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상처를 보면서 자신의 상처도 들여다보게 된다. 늘 행복할 수만은 없는 게 삶이고 또 늘 불행만 계속되는 것은 아닌 게 삶이다. 행복할 때와 불행할 때 우리는 어떻게 그것들을 맞이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사람은 사람이 필요한 것만은 확실하다.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는 굉장히 느린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정주행에 며칠이 소요되었다. 마치 주영도나 강다정, 이안이 자신의 아픔들을 아주 조금씩 꺼내 마주 보고 이겨내려 하는 것처럼.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니까. 지금의 나는 과거가 만들어 준 것이지만 지금의 나는 미래에서 바라보는 과거의 나가 되는 것이니까.
드라마를 다 보고 난 후에도 끝까지 미련처럼 나를 따라다니는 것은 이안 체이스였다. 여전히 현재와 섞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말하자면, 로맨스만 하던지, 스릴러만 하던지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다. 각자 따로 노는 느낌. 전혀 어울리지 못했다. 마치 두 개의 드라만 가 싶을 정도로. 덕분에 회차가 결말을 향해 갈수록 이안 체이스에 대한 안타까움은 깊어졌다.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드라마니까 모두가 희망을 꿈꿀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안도 내일을 향해 살아가겠지만.
<너는 나의 봄>은 뒷심이 부족한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조연들도 각자의 이야기들이 살아있어서 좋았다. 굳이, 주연들만 이끌어가는 드라마는 힘을 잃기 십상이고 오래 기억되지도 않는다. 나는, 그런 드라마들이 좋다. 모든 캐릭터들이 그저 스쳐가는 바람이 아니라 누군가를 숨 쉬게 하는 공기와 같은 존재감을 가지는 드라마들.
이 드라마도 그런 드라마 중의 하나겠다. 여전히, 아쉬움은 발끝에 매달려 있긴 하지만.


살아오는 동안에, 혹은 앞으로 살아갈 동안에 당신의 봄은 어디인가, 누구인가.
<너는 나의 봄>을 보며 내내 내가 생각했던 화두. 나의 봄인 너는 누구일까.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봄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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