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구석영화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정보, 줄거리, 리뷰

by 오후 세시의 바람 2023. 8. 26.

 
 
 
인기 많은 소녀 '사쿠라'와 혼자가 편한 책벌레 '나'가 서로를 '길들이며'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이야기를 다룬 청춘 드라마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스미노 요루'의 원작 소설로 실사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애니메이션-영화-너의-췌장을-먹고싶어-포스터
포스터 출처 네이버

 
 

작품 정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君の膵臓をたべたい / I want to eat your pancreas)
장르  애니메이션, 드라마
개봉  2018년
국가  일본
러닝타임  109분
원작  스미노 요루의 동명 소설
각본 감독  우시지마 신이치로
캐릭터 디자인 총 작화감독  오카 유이치
목소리 출연  타카스기 마히로('나' 역), 린(사쿠라 역), 후지이 유키요(쿄코 역), 후쿠시마 준(껌 소년 역) 외 다수
 
 
 

줄거리

'나'는 병원에서 우연히 노트 한 권을 줍는다. '공병문고'라고 적힌 일기장. 잠시 펼쳐본 장에서 주인이 췌장이 아파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공병문고의 주인은 같은 반 인기녀인 '사쿠라'. 사쿠라는 자신의 병을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 둘은 그렇게 처음 말을 나누고 헤어졌지만, 웬일인지 사쿠라가 도서위원이 되어 '나'가 있는 도서관에 나타난다. 사쿠라는 옛날 사람들의 기이한 이야기를 하면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고 '나'에게 말한다. 그리고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던 사쿠라는 '나'에게 같이 하자고 한다. "죽을 때까지 사이좋게 지내자"며. 썩 내키지 않아했던 '나'는 그날이후 사쿠라가 하고싶은 일들을 함께 해 나간다. 덕분에 혼자가 편한 '나'는 반에서 아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쿄코'는 사쿠라의 병을 모른다. 쿄코가 알면 매일 슬퍼할 거라며 사쿠라는 자신의 병을 '나'이외의 아이들에게는 비밀에 부치고 있다. 
연휴를 맞아 여행을 가게 되는 둘. 기차 안에서 공병문고를 적으면서 사쿠라는 '나'에게 이름을 물어본다. 하지만 '나'는 이름이 적히길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름을 알려준다.(영화 속에서는 기차 소리 때문에 이름이 들리지 않는다.) 후쿠오카에 도착한 둘은 호텔 측의 착오로 객실 하나에 함께 묵게 된다. 둘은 사쿠라의 제안으로 '진실 혹은 도전'이라는 게임을 하게 된다. 겉으로 항상 밝기만 한 사쿠라의 약병들을 보고 충격을 먹는 '나'. 사쿠라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알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후, 쿄코는 사쿠라에게 잔소리를 하고, '나'에게는 경고를 날린다. 위축되는 '나'. 도서관에서 자신의 집에 놀러 오라는 사쿠라의 말에 싫다고 말한다. 그러자 자신이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책 <어린 왕자>를 빌려주겠다며 집에 가자고 꼬신다. 그렇게 사쿠라의 집에서 게임을 하며 놀지만 마음이 불편했던 '나'는 집으로 가겠다고 한다. 사쿠라는 '나'에게 백허그를 하며 '연인도 아니고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애와 해선 안될 일 하기'라고 말한다. 사쿠라의 장난에 화가 난 '나'는 집을 뛰쳐나오고 집 근처에서 같은 반 반장을 만난다. 반장은 사쿠라가 말했던 전남친. 싸우고 있는 둘을 보게 된 사쿠라는 반장에게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며 화를 낸다. '나'는 사쿠라에게 너에게 해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하지만 사쿠라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둘은 그렇게 다시 사이좋게 지내게 된다. '나'는 서서히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쿠라가 병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기라도 하듯 이후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병원에서 다시 진실 혹은 도전 게임을 하고 '나'는 사쿠라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다. 퇴원을 기다리던 사쿠라의 입원기간이 2주 연장된다. '나'는 걱정에 병원으로 뛰어가고, 사쿠라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밤에 병원을 탈출해 산에 오른다. 산에서 둘은 불꽃놀이를 본다. 
사쿠라가 퇴원하던 날, 함께 갔던 '스프링'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나'는 스프링에서 기다리며 사쿠라에게 문자를 보낸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고. 하지만 사쿠라는 연락도 없이 카페에 나타나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충격적인 뉴스를 TV로 접하게 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스미노 요루'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2017년에 실사판 영화가 먼저 개봉되었고, 2018년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 '사쿠라'의 장례식으로 시작해서 '나'의 회상, 장례식과 장례식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은 익히 들어봐서 알고 있었고, 실사 영화도 어렴풋이(어디서 본 것인지는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장면 장면만 기억이 난다. 영화로 본 것이 아니라 아마도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같은 데서 본 것일 거다. 제목이 독특하기도 하고 이상(?) 하기도 해서 썩 내키지 않은 작품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번에 봤을까. 결론적으로는 보기를 잘했다. (제목에 너무 휘둘리지 말아야지.)
줄거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 이름이 계속 나오지 않는다. 작중 거의 결말 부분에서 등장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이름'이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김춘수의 시 '꽃'(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시의 일부분)이 떠올랐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는 이 영화를 흐르는 책 두 권이 등장한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과 생텍쥐페리의《어린 왕자》. 두 권 다 읽은 책들이고, 아직 읽지 않은 이들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들이기도 하다. '길들인다'는 말은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이외에도 사쿠라가 남긴 말들에는 《어린 왕자》를 연상시키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사쿠라'는 '벚꽃'을 뜻한다. '나'의 이름이 밝혀지는 순간, 왠지 운명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원작 소설이나 실사 영화를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영화 속 '불꽃놀이' 장면은 이 애니메이션 영화에만 등장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오는 예정된 것이지만, 그때가 언제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이 영화처럼 비극적으로 느닷없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시한부 인생을 산다. 자주 그 사실을 잊고 살지만.
영화는 병을 앓고 있는 십 대 소녀와, 아웃사이더 소년의 풋풋하고 조금은 뻔한 러브 스토리일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질풍노도의 시기, 푸른 봄의 새싹 같은 십 대의 마음 성장 스토리라는 말이 어울리겠다. 주인공 '나'는 조금씩 변화해 가고 또, 그 노력은 계속 진행된다.
'나'의 모습은, 돌아보니 나의 십 대때와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서로 관계를 맺고 소중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우리는 그렇게 사람들과 사람들 속에서 살아간다. 혼자의 시간도, 함께의 시간도 삶이 되어 흘러간다.
 
"산다는 건 말이지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이야. 그걸 '산다'라는 말로 표현하는 거 아닐까? 누군가를 인정하는 일,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 누군가를 싫어하는 일, 누군가와 함께하여 즐거움을 느끼는 일, 누군가와 손을 잡는 일, 그게 사는 거지. 혼자만 있으면 자신의 존재를 알 수 없어. 타인과의 관계가 바로 산다는 거라 생각해. 내 마음이 존재하는 건 모두가 있기 때문이야. 내 몸이 있는 건 모두가 쓰다듬어 주기 때문이야. 그래서 사람이 산다는 건 의미가 있어. 스스로 선택해 온 덕에 너도 나도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것처럼."  - 사쿠라의 대사 中에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댓글